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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주 222] 온순한 내가 일 때문에 누군가를 상대로 싸워야 할 때

꾸준곰탱 2025. 1. 19. 13:34

안녕하세요. 호주 캔버라에서 일하고 있는 꾸준곰탱입니다.
오늘은 2025년 1월 19일 만사 내려놓고 휴식하고 있는 일요일입니다. 저는 금주를 시작한 지 222일째 되는 단주인입니다.  

성격이 온순한 사람들이 힘들어하는 일이 있습니다. 대체로 논쟁을 싫어하고, 언쟁은 기피하며 말로 다른 사람을 상처 주지 않기 위해 무척 신경을 쓰는 부류입니다. 그러다 보니 부당한 일을 당해도 그냥 참고 속으로 삭이는 그런 사람들입니다. 그 일이 있고 난 후 나중에 자신을 상대로 마음속으로 욕하고 손가락질하고 심지어 미워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일하다 보면 성격 똑 부러지고 누군가의 공격을 받으면 참지 않고 대응하는 사람들을 보면 부럽습니다. 그리고 나 자신을 향해 너는 왜 이렇게 물러 터져서 당하기만 하고 아무 대응도 못한 체  그 일이 있고 난 후 몇 번을 복기하며 이렇게 답을 하며 대응했어야 하는데 하고 뒤 한 박자 늦게 생각하고 반성하곤 합니다.

이럴 때 그런 성격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 한 가지 소개드립니다. 우선 논쟁 전에 스스로에게 마음에 준비를 시켜야 합니다. 이 논쟁은 나 개인의 문제가 아니고 내가 회사의 대표자로서 회사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상대편 회사의 대표에게 대응하는 그런 상황임을 인지 시키는 것이죠.

나 개인은 온순하고 착한 이미지로 누군가에게 맞대응하고 언쟁하고 하는 것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회사를 위해서 혹은 내가 속한 단체의 이익을 대변하기 위해서 논쟁하는 것이라면 상황이 달라집니다. 좀 더 객관적으로 성격을 벗어나 내가 속한 단체의 이익을 대변하는 대표자의 지위를 갖기 때문에 부당한 요구나 주장에 대해서는 맞대응을 할 수 있습니다. 이유는 나의 존재가 내 개인이 아니고 단체의 대표로서 책임감을 수반하기 때문입니다.

직접 여러 차례 경험해 보고 말씀드리는 부분이라 자신 있게 극복 방법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저의 업무는 사업관리자입니다. 프로젝트 책임자 또는 Project Manager, PM이라고 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내 프로젝트를 대상으로 발주자의 대표자가 그들의 이익만을 추구할 때 나는 우리 회사의 프로젝트 대표자로서 절대 방관하지 않으며 대응하고 따박따박 따져 붙고 우리 회사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때로는 깐깐하기까지 합니다.

물론 제 개인적인 판단이기는 하지만요  한 인간으로서 저는 실수도 한 번씩 하고, 약간 순둥이고, 타인에게 조금 험한 말도 잘 못하는 그런 성격입니다. 일 할 때 제 호전적인 성격이 나오는 때는 항상 제가 사업의 대표자로서 회사의 이익을 수호하는 인물이라는 생각을  끌어 올리 때 여실히 드러나곤 합니다. 그때는 참지 않고 맞대응하고 논쟁하고 심지어 상대편과 싸움이 격해질 때 'F' word 날리면서 얘기할 때도 있습니다.

절대 그렇게 말 못 하는 제가 왜 이렇게까지 할 수 있는지 생각해 보니 나 자신은 논쟁을 싫어해 조금 손해 보기도 하고, 참기도 하면서 때로는 손실도 감수하지만, 공적인 업무인 회사일은 그렇게 처리할 수 없기 때문에 간혹 부끄러운 줄 알면서도 대표자로서 가면을 쓰고 다소 강한 어조로 자기주장을 하는 것이죠. 그때 주장하는 제 모습은 내가 아닙니다. 책임이라는 완장을 왼쪽 팔목에 찬 회사를 대표하는 그 사업의 실무 책임자이니까요.

내가 일 때문에 누군가를 상대로 싸워야 할 때 이것만 기억해 주십시오. "나는 개인적으로 온순한 사람이지만, 공적으로는 한 사업의 책임자이자, 회사의 대표자로서의 회사나 내가 속한 단체의 이익을 수호하기 위해 난처한 요청이나 상대편의 부당한 요구는 절대 수용하지 않고 싸워서 우리 단체의 이익을 지켜내는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