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주 234] 파견 종료 Goodbye 캔버라
안녕하세요. 꾸준곰탱입니다.
오늘은 2025년 1월 31일 불금입니다. 제가 실무 책임자로 있는 프로젝트 성능시험이 완료되어 한국으로 복귀합니다. 그래서 오늘이 캔버라에서 보내는 마지막 밤입니다. 그동안 지연되고 있어서 마음고생을 했습니다. 그래도 뭔가 이루어지려고 하다 보니 작은 일부터 하나씩 좋은 쪽으로 해결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쌓여온 작은 성공 덕분에 결국 프로젝트를 성능시험을 마무리할 수 있는 최종 결과를 낳았다고 생각합니다.
감사하다고 고객사 사업책임자와 엔지니어링사 기술이사님에게 메일 보내고 한국 복귀한다는 사실을 알렸습니다. 함께 일할 수 있어서 좋았고 액티브하게 일을 처리해 주어서 감사하다는 회신을 받았습니다. 물론 귀국하니까 듣기 좋은 인사치레로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래도 제가 이곳 캔버라에 파견 와서 쏟아낸 지난 2년간의 열정은 후회 없이 쏟아 냈다고 스스로 자부하고 있습니다.
모든 프로젝트가 그렇듯 성능시험이 끝이 나면 대미를 장식하는 Closing-out 절차를 진행합니다. 고객사는 어떻게든 보증기간을 늘리고 싶어서 꼬투리 잡는 시기고 계약자인 저는 어떻게든 책임을 가볍게 만들어 완성된 공사를 Handover 하는 것이 목표인 시기입니다. 짧게는 1개월 길게 봐도 2개월이면 모든 절차가 마무리되면서 프로젝트가 종료될 것입니다.
돌이켜보면 Covid와 우크라이나 전쟁의 영향으로 원자재 상승 때문에 초기에 무척 맘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그래도 실무 책임자이기 때문에 도망가지 않고 끝까지 마무리는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악착같이 하다 보니 3년이 되었네요. 운송 사고가 있기도 하고 주기기가 고장 나서 지연되고 하고 두뇌 역할을 하는 컨트롤 시스템이 에러가 발생해서 시간을 지연시키기도 하면서 많은 고생을 했습니다.
현지 사업관리 책임자가 7명이나 바뀌는 험한 상황을 뒤로하고 우리 회사는 결국 종료시점까지 해내고 있습니다. 저는 가슴속 깊은 곳에서 이일에 대한 자부심과 끝까지 해냈다는 책임감에 지금 무척 고무되어 있으며 제 자신이 매우 자랑스럽고 그동안 고생한 노력과 수고에 '애 많이 썼다'라고 스스로를 도닥여 주고 싶습니다.
이제 내일이면 시드니로 이동해서 일 박하고 일요일 아침 인천행 비행 편을 통해 한국으로 복귀합니다. 현지 테스트가 지연되면서 귀국일정이 자꾸 연기되어 지금까지 얘기하지 않다가 방금 전 아내에게 귀국 확정되었다고 문자를 보냈습니다. 복귀하면 그동안 나 없이 집안 살림 꾸리고 알뜰하게 잘 살아준 것에 대해 고맙다고 꼭 말하려 합니다. 지난 2년간 아내 덕분에 집안 살림이 많이 넉넉해졌습니다.
그동안 휴가 때만 시간을 내어서 큰아이와 영화도 보고 식사와 커피도 마시면서 수다도 떨곤 했는데 이제는 좀 더 많은 시간을 가족들과 보낼 수 있어서 기쁩니다. 콘서트나 여행과 같이 함께 할 수 있는 이벤트를 좀 만들어서 그동안 만들지 못했던 함께 경험을 나누는 기회를 가지려 합니다. 작은 아이도 전역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조금 더 부자간의 취미를 공유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지고, 아내와는 둘이서 동유럽 여행을 다녀오려 합니다.
이곳 현지 사업도 큰 고비들은 다 넘기고 귀국하기 때문에 많이 홀가분하네요. 도움을 많이 주었던 호주인 동료들과 파트너사 직원들께 감사하고 믿고 기다려준 본사 상사분들께도 깊은 감사함이 있습니다. 이번 사업을 발판으로 조금 더 회사 성장에 보탬이 되는 사업기회가 많이 생긴다면 좋겠습니다. 이렇게 행복한 기분 속에 글을 쓰기는 처음이네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