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8] 단주 388일차 그리고 불금
안녕하세요. 꾸준곰탱입니다. 2025년 7월 4일 금요일입니다. 오늘 체크아웃을 하고 숙소를 옮기게 되어 다시 캔버라 시내 중심지로 이사를 했습니다.
이곳 캔버라는 젊은 에너지가 막 넘쳐나는 그런 도시는 아닙니다. 금요일 저녁인데도 캔버라 센터를 중심으로 근처에 자리 잡은 식당가는 조금 분비지만 10분 걸어서 외곽으로 나오면 언제 그랬냐는 듯 조용하고 차분한 도시의 분위기를 내뿜는 곳입니다.
오늘은 제가 술을 안 마시기 시작한 지 388일이 되는 날입니다. 낮에 프로젝트 마무리를 위해 기대했던 좋은 일이 있어서 2년 전 꾸준곰탱이라면 숙소에서 벌집 삼겹살 눕혀 놓고 레드와인 한 잔 기울이면서 혼자서 궁상맞게 웃기도 하고 상상도 하면서 진탕 마셨을 겁니다.
저는 오늘 일과를 마무리하고 새로 옮긴 호텔에서 짐 정리를 하고 평소처럼 햇반하나 데워서 김치찌개랑 가볍게 저녁을 먹었습니다. 사실 낮에 술 한 잔 생각이 살짝 스치고 지나가더군요. 기쁜 소식을 접하게 되니 나도 모르게 일종의 성취감 같은 기운에 이럴 때는 축하주 한 잔 하는데 라는 생각이 문득 올라 오더군요.
한국에 있었다면 술 마실 건수가 생겼으니 수고한 동료를 모아서 저녁 번개 모임 만들고 밥 먹으면 100% 술 한잔한 자연스럽게 마시는 자리로 발전하는 그런 일과가 일상이었습니다. 지금은 혼자 캔버라에 있기 때문에 저만 절제한다면 얼마든지 술을 마시지 않을 수 있습니다.
거의 없지만, 사실 매우 드물지만 한 번씩 술 생각이 날 때가 있습니다. 그래도 절대 흔들림 없이 밥만 먹고 주변에서 불금이라 시끄럽지만 모른 척 내가 오늘 마무리해야 할 일과와 이글 포스팅을 하면서 갈무리합니다.
술을 마시지 않기로 한 이후로 저녁 시간 활용을 공부나 독서로 많이 할애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독서는 주로 오디오북을 활용하는데요. 이유는 걷기를 2만 보 해야 하기 때문에 걷는 시간도 잘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다가 독서를 하거나 영어 공부를 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그래서 걷기 + 오디오북 듣기, 또는 걷기 + BBC 6 Minute English Shadowing 하기 두 가지 중 한 가지 조합으로 실천합니다. 운동과 자기 계발에 효율적인 시간 활용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금요일 저녁 이방인처럼 이곳 캔버라에서 홀로 나를 다독이며 음주 유혹을 이겨내며 굳건히 업무스트레스를 견뎌내는 나 자신이 자랑스럽습니다. 이제 마무리도 다되어가는 시기이니 작년 6월 금주를 결심했던 그 첫 마음 잊기 말고 앞으로 수백 번의 불금과 조우하더라도 평생 나와의 약속을 지켜나갈 것입니다. 꾸준곰탱 파이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