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꾸준곰탱입니다.
단주 51일 차이고 술에 대한 갈망도 거의 없고 나름 금주의 궤도에 올라섰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시작된 업무 시간 동안 같이 일하는 선배님과의 짜증스러운 상황이 계속 전개되면서 최근 며칠 동안 그 짜증의 원인이 무엇인지 생각에 생각을 거듭하며 찾고 있습니다.
첫 번째 원인으로는 제가 다시 음주하기를 갈망하도록 제 뇌가 만든 짜증이라는 옷을 입은 허상일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 이유는 금주하면서부터 지속적으로 불편한 감정들이 조금씩 생기더니 어느 순간 굉장한 짜증이 울컥 제 가슴을 넘어 목까지 타고 올라오는 것을 느꼈고 그 기분이 조금씩 더 누적이 되는 것이 결국 오늘은 술 한잔에 대한 생각이 나더군요.(뇌가 만든 허상)
참다가 결국 회의를 끝내고 함께 밥 먹으러 가는 길에 약간의 언쟁이 붙었습니다. 서로 이해하는 바가 다르다는 것이 결론인데 각자가 자기가 생각한 대로 이해하고 맞다고 주장했습니다. 저는 물론 아주 답답했습니다. 그것도 아주 많이 그 선배가 배경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고 영어 해석도 틀리게 이해한 부분이 있기 때문이라고 믿었고 그래서 계속 틀리게 얘기하는 선배의 주장을 바로 잡아주고 싶었습니다. 무의미 하지만 계속 바로잡아 주고 싶었습니다.
약간의 해석 차이에 대한 언쟁이 있었고, 그렇게 얘기하는 것이 의미 없다고 생각하고 중간에 제가 더 이상 언쟁을 이어가지는 않았습니다. 정말 무의미한 각자의 주장에 대한 고집스러움의 대립이었으니까요. 더 다투었다면 아마도 오늘 그 선배와 술 한잔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딱 그까지만 얘기하고 더 이상 그 쟁점으로 서로 대립하는 상황을 만들지는 않았습니다. 그리고 서로에게 무심하게 남은 하루를 보내고 퇴근했습니다. 그렇게 단주 결심을 깨지 않고 하루를 마감합니다.
그다음 두 번째 원인으로 그 선배에 대한 부러운 점이 있어서 부러움으로 인한 약간의 열등 의식에서 비롯된 짜증스러움이 아닐까하는 생각도 해봤습니다. 한국에서 최상위 대학에서 전기공학을 전공했고 전자 부분도 해박하게 알고 있는 그 선배는 제가 옆에서 봐도 뛰어난 부분이 많고 간혹은 그 부러움 때문에 내가 조금 알고 있는 분야에서는 대립하려는 경향이 있는 것 제가 생각하는 짜증의 두번째 원인입니다. (열등감)
어찌 되었던 다행히 오늘도 술자리에 참석하지는 않았고 무사히 51일 차를 마무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다음 주는 새로 입사한 후배가 있어서 한 차례 환영 회식이 예상됩니다. 매우 도전적인 한 주일이 될 가능성이 커서 오늘 다시금 지난 50여 일 전 술을 더 이상 마시지 않기로 한 그 '첫 마음의 결심'을 되짚어 봅니다. 그리고 제 자신에게 아주 잘하고 있다고 도닥여주고 있습니다. 꾸준 곰탱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