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꾸준곰탱입니다.
오늘 드디어 술 안 마시고 60일째 되는 날입니다. 그동안 많은 유혹들이 있었지만 잘 참고 견뎌낸 제가 자랑스럽습니다. 오늘도 후배에게서 저녁 늦은 시간 전화가 왔지만 미안하다고 말하고 늦은 저녁 제안을 완곡히 거절했습니다.
생각해 보면 지난 두 달간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2개월 전 갑작스러운 회사 선배님의 간암 투병 소식과 이틀 뒤 돌아가셨다는 비보를 접했고 저 또한 이렇게 변화 없이 계속 음주 습관에 젖어 계속 살아야 하는 가에 대한 깊은 반성과 고민을 통해 간암말기로 유명을 달리한 선배님이 나에게 주는 이제 술 그만 마시라고 음주 그만하라고 보내 주는 따뜻한 경고라고 생각이 들더군요. 그렇게 단주 첫날이 시작되었습니다.
사실 오늘도 본사 상사로부터 질책성 메일을 받았습니다. 업무 관련 비난과 책임에 대한 내용이었고 그에 대해 수용했지만 이 또한 그분 나름의 생각도 다름을 인정해야 하기에 그분의 뜻에 따르기로 하고 다소 안정된 마음에 회신 메일을 보냈습니다. 금주 50일 차부터 줄곧 나에게 도전하고 있는 술이 만들어낸 허상의 위기 상황이라고 생각하고 음주로 풀어내기보다는 걷기와 독서 차 한잔 마시는 것으로 대신해 봅니다.
지난 두 달간 많이 성숙해졌습니다. 술을 마시지 않으니 생각할 시간이 많아지고, 음주 상태가 아닌 시간이 많아지니 감정적이고 감성에 많이 의존하고 누군가로부터 동의를 얻어내려고 많은 노력을 했던 나인데 이제는 제 스스로에게 의지하고 누군가의 동의가 없어도 불안하지 않고, 특히 힘들 때 자주 떠 올리던 자기 연민도 씻은 듯 사라졌습니다.
멘탈적인 측면에서 아주 정상적인 쪽으로 계속 움직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제는 앞으로 더 나 자신에게 잘하고 따뜻하게 대하고 스스로를 도닥여주고, 칭찬해 주려합니다. 왜냐하면 나는 소중한 사람이니까요. 말해 놓고 보니 광고 영상의 한 문구 같습니다.
암튼 오늘 60일 금주를 달성했고 앞으로 계속 기록해 나가면서 단주와 함께 하루하루 발전하는 그 과정들을 이렇게 짧게 메모로 남기려 합니다. 오늘도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