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꾸준곰탱입니다.
금주 시작한 지 110일째입니다. 지난 3주간 이곳저곳 아파서 주말에 계속 집에만 있었는데 오늘은 가끔씩 다녀오는 캔버라 동쪽 베이트만즈 베이에 다녀왔습니다. 바다가 보이는 곳이면 자리 펴고 쉬고 오면 금세 에너지가 회복되곤 하기 때문에 가끔씩 소금기 머금은 짠 내음 맡으러 바다로 갑니다. 나도 확신하는 게 내가 전생에 적어도 아쿠아맨 친구 정도는 됐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주기적으로 바다를 봐야 하고 바다를 몇 개월 못 보면 극도로 신경이 곤두서고 시름시름 아프기도 합니다.
오늘 바다 가서 4시간 쉬면서 파도소리 듣고 왔는데 왕복 4시간 30분 정도를 운전했는데도 에너지가 넘쳐납니다. 그래서 아쿠아족 인간이지 않을까 저 자신도 의구심이 들 때가 있습니다. 집으로 복귀해서 시간이 조금 남길래 보통은 밀키트 개봉해서 그냥 저녁은 대충 데워먹고 마는데, 오늘은 밥도 하고, 호박과 대파 썰어서 파전과 호박전을 해서 저녁을 맛있게 먹었습니다. 바싹한 파전 맛에 오랜만에 입이 호사를 누렸습니다.
오늘 기록을 하다 보니 단주를 시작하고 110일이 됐네요. 처음 21일, 42일, 90일 이렇게 3단계 목표를 하나씩 달성하고 나서 이제 4단계 목표인 120일, 4개월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제 자신이 참 자랑스럽고 대견합니다. 물론 금주하고 나서 금단현상(불면증, 졸림, 짜증, 폭식 등)과 같은 후유증도 겪고 때로는 동료들과 다투기도 했는데 주변에서 도와주는 사람들과 세상의 밝은 기운들의 모여 하루하루를 무리 없이 넘어갈 수 있도록 지원해 주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힘들지 않게 금주기간을 잘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성인이 되고 술을 마시기 시작한 이후로 최대 기간 동안 술을 마시지 않고 있습니다. 대학 입학한 이후로 항상 술 마실 기회는 많았는데 지금은 음주 없이 일상을 무던하게 지내는 내 모습이 어색하기도 합니다. 이제 10일만 더 실천하면 4단계 목표가 완성되니까 목표가 달성되면 나에게 선물을 하나 해 줘야겠습니다. 그동안 애썼다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