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꾸준곰탱입니다.
오늘은 금주 161일째이고 화요일 이제 업무에 제대로 발동이 걸리는 하루입니다. 파견 온 지 20개월 조금 넘었는데요. 이곳 호주 캔버라에서 호주인 직원들과 일을 하다 보니 마음에 불편한 것들이 보입니다. 그중에 꼭 한 번은 짚고 가고 싶은 것이 Working from home 문화입니다.
여러분들도 잘 아시겠지만 IT 회사를 중심으로 출근하지 않고 집에서 일을 하게 허용해 주는 그런 문화가 있습니다. 특히 미국 시애틀를 중심으로 Software 회사라면 누구나 허용해주는 Open 된 근무 환경입니다. 한국에서도 Covid 19을 기점으로 많은 회사에서 워킹프롬홈을 허용해 주었는데요. 이제는 다시 오피스 근무로 많이 돌아가기도 했지만 여전히 일부 회사들은 주간 몇 회 또는 월간 몇 회까지 집에서 업무를 처리하는 것을 허용해주기도 합니다.
제가 일하는 호주 자회사는 엔지니어링을 하는 회사입니다. 미국의 본사는 컨트롤시스템을 만드는 SW를 개발하는 조직과 엔지니어링을 맡아서 진행하는 조직이 이원화되어 일을 하는 구조입니다. 제가 일하는 호주는 거의 Engineering 위주로 업무가 진행되는 회사입니다.
문제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미국 모회사의 정책에 따라 Working From Home이 근무 분위기가 매우 자연스러운데요. 어느 정도냐하면 지금은 그만뒀지만 저와 같이 일을 하던 Engineering Manager가 1년을 근무하면서 한 번도 일을 하기 위해 회사에 출근한 적이 없습니다. 1년여 일하는 동안 전부 집에서만 일을 했습니다. 제 상식으로 납득이 되지 않았지만 그런 분위기를 자연스럽게 생각하는 호주 직원들이 이해되지 않았습니다. 참고로 이 친구는 그렇게 워킹프롬홈하는 기간에 Phd 학위를 받았습니다. 집이 아니고 학교에서 학위 공부했을 것이라 추정이 됩니다. 이 친구의 경우는 Working From School이라고 해야겠네요.
이렇게 근무가 워낙 자유롭게 진행되다 보니 Teams로 온라인 회의를 하면 이동하며 운전하다가 전화로 회의 참석하는 직원, 이사할 집 보러 갔다가 전화기로 회의 들어오는 직원들까지 돌려 얘기하면 Working From Everywhere였습니다. 지금도 크게 달라지지는 않았지만 소프트웨어 개발과 같이 혼자서 깊이 생각을 해야 하는 직업군의 경우는 예외적이지만 설계 업무를 하는 친구들은 주니어 시니어 함께 붙어서 일을 하며 주니어들 실력을 양성시켜야 하고 그렇게 대면을 전수해 줄 일이 많은데 사무실에서 근무하지 않는 문화가 자라 잡으니 일을 배우지 못하는 주니어들은 오래 근무하지 않고 대부분 1년 내 단기간 근무를 하다가 결국 회사를 그만둡니다.
아마도 다른 회사들은 그들 나름의 고유는 근무 정책을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제가 아는 다른 호주 회사는 철저하게 사무실 대면 근무만 시행하는 곳도 있습니다. 그래서 이곳은 사무직 근무 환경이 굉장히 유연하게 적용되는 나라라고 이해를 했고 지금 제가 파견 와서 일을 하고 있는 이 자회사는 안타깝지만 근무 정책이 개선되는 않는다면 향후로도 큰 발전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자율은 허용되고 그 자율적인 근무 환경에서 더 성장하는 회사가 있는 반면, 제가 같이 일하는 한 업체(3년 전 3명이었는데 지금 직원이 100명)와 같이 체계적인 시스템화된 근무 환경에서 성과가 나고 빠르게 성장하는 회사도 있다는 것이 제가 지금 현지에서 목도하고 있는 회사들의 흥망에 관한 스토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