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꾸준곰탱입니다.
오늘은 단주 169일 째되는 날이고 2024년 11월 27일 수요일입니다. 개인적으로 호주에 파견 근무를 하면서 매우 기쁜 날 중에 하루입니다. 바로 제가 하는 프로젝트에서 법정 시험 중 3단계 첫 테스트를 합격했기 때문입니다. 2단계 시험에서 3달 가까이 고생하면서 테스트를 성공하지 못해서 마음이 무척 힘들었습니다. 다행히 고생한 보람이 있었는지 3단계의 초기 테스트는 무난하게 성공을 했습니다.
이전에 제가 하는 일이 에너지 분야의 일이라고 말씀드린 적이 있는데 호주는 최근 신재생 에너지가 기존의 원자력, 화력 발전원과 같은 에너지원 보다 훨씬 많은 발전량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100MW 급 태양광을 만나기 쉽지 않지만 이곳 호주에서는 차에 탑승해서 현장을 둘러봐야 하는 태양광 발전소가 매우 많습니다. 많다는 표현이 적적할 정도로 빈번히 만날 수 있습니다.
신재생으로 발전하는 에너지원이 많다 보니 그만큼 연속성이 떨어지는 발전소가 많습니다. 즉 일조량에 의존하는 태양광과 바람의 세기와 일정성에 의존하는 풍력 등으로 인해 안정적으로 에너지를 공급하지 못하기 때문에 갑작스럽게 날씨가 매우 더워지는 이상 고온 현상이 발생하는 순간 주 전체의 예비 전력이 현저하게 떨어지는 LOR (Lack of Reservation)이 발동 됩니니다. 예를 들어 오후 15:00 - 17:30까지 LOR1단계 발령이라고 하면 오후 3시부터 5시 30분 사이 예비전력이 1,000MW 정도밖에 남아있지 않다는 뜻이고 발전소 한 곳만 정정이 되면 도시의 일부 또는 전체가 정전이 되는 위험한 상황이 발생하게 됩니다.
바로 어제 시드니에 예비전력량 부족으로 블랙아웃이 발생했습니다. 낮기온이 35도 이상이고 저녁이 되어도 온도가 떨어지지 않는 상황에서 정전이 발생할 경우에 호주 전력청에서 얼마나 시민들로부터 비난을 받겠습니까? 그래서 오늘 호주 전력시장의 MWh 당 예상 거래단가가 17,500 호주 달러까지 치솟았습니다. 평소 100불 때 전 후에서 거래되는 전력 구매가격이 1,000배가 넘게 오르는 현상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지금 호주는 며칠째 저녁 6시 전후가 되면 일만 칠천 불 대로 예상 전력 거래단가가 폭등합니다.
그래서 이곳 호주는 신재생 에너지원 개발로 돈을 벌겠다는 디벨로퍼들이 많습니다. 저는 그 신재생 에너지원 중 한 가지를 설계, 조달, 시공, 시운전까지 일괄 공급하는 일을 하고 있고 이곳 캔버라에서 이제 한 프로젝트를 마무리하는 단계에 와있습니다. 호주로 파견 오고 나서 길지도 짧지도 않은 기간이지만 지난 20개월은 호주인들과 치열하게 논쟁하고 그들 보다 더 열심히 일하면서 시간을 충실하게 보냈다고 자부하고 있습니다.
이제 제가 실무자로 책임지고 있는 프로젝트의 3단계 법정검사 중 첫 단추를 잘 끼웠습니다. 고생한 보람이 있어서 그런지 오늘은 정말 실수 없이 거의 물 흐르듯 테스트를 진행했고 이른 오후에 모든 테스트를 끝내고 홀가분하게 함께 일하던 친구들과 서로 축하하며 사무실 정리를 조금 하고 퇴근했습니다. 파티라도 열어줘야 하는데 곧 있을 마지막 100% 법정 성능 시험이 있어서 이를 준비하게 위해 기쁨은 잠시 맘 깊숙이 눌러 앉히고 다음 주 다가올 테스트 준비를 미리 짚어보고 있습니다.
신재생 분야에 있어서 호주는 법정검사가 까다롭기로 유명합니다. 그래서 중소 태양광 업체의 경우 법정검사가 길어지면서 지체상금 때문에 회사가 도산하는 경우도 빈번합니다. 지금 저와 일하는 자회사의 경우 모회사인 한국의 대기업에서 든든하게 뒷받침해주고 있지만 그렇지 않았다면 지금 회사도 재무적으로 매우 위험한 상황에 직면했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암튼 오늘 저는 테스트를 성공적으로 마쳤고 이제 100% Full로 진행하는 법정검사와 성능시험만 남겨두고 있습니다. 잘 될 거라고 계속 제가 각인시키고 있습니다. 정말 잘 될 것이라고 확신하고 연말까지 완벽히 마무리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겠습니다. 귀국 생각을 하니 오늘따라 가족들이 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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