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호주 캔버라에 사는 꾸준곰탱입니다.
오늘은 2024년 12월 15일 일요일이고 제가 술을 마시지 않은지 이제 187일이 됐습니다. 그동안 밀린 잠을 좀 보충해 보려고 아침에 늦잠을 자려고 했는데 6시에 눈이 떠졌습니다. 습관이 무서운 것이 전날 조금 늦게 자더라도 아침 일어나는 시간을 넘기면 뭔가 신비한 힘이 잠을 깨웁니다. 오늘은 푹 더 자고 싶었는데 어쩔 수 없이 일어나 커피 한 잔 마시면서 독서로 주말 아침을 시작했습니다.
빈번하지는 않지만 간혹 주말에 시간과 마음의 여유가 생겨 한국이 그리워질 때가 있습니다. 오늘 아침에 살짝 12월인데 연말에 한국에 있다면 가족들과 이벤트 즐기면서 행복한 시간 보낼 수 있을 건데 하며 아쉬운 생각이 들 더군요. 큰 아이 취업 준비는 잘하고 있는데 작은 애 군생활은 힘들지는 않은지 지금 어수선한 한국 정치 상황 때문에 회사가 더 힘들어지지는 않을지 이런저런 생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하루 종일 제 곁에서 떠나질 않네요.
그래서 오늘 점심 때는 지난주 사둔 삼겹살로 보쌈 수육을 만들어 봤습니다. 일전에 유튜브 통해 한 번 시도해 봤었는데 제가 받은 수육 요리 포인트는 냄새 않나게 잘 익히면 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레시피도 구글링으로 확인 안 하고 바로 냉장고에서 대파, 마늘, 매운 고추, 된장, 소금, 후추 꺼내서 깨끗이 씻고 듬성 듬성 잘라서 냄비에 넣고 된장 세 숟가락 넣어서 풀어내고 삼겹살 집어넣어서 30분간 그냥 푹 끓였습니다.
상추도 깻잎도 지난주에 한국 슈퍼마켓 가서 사다둔 것과 병풍나물, 깻잎지와 김치 꺼내서 풍성하게 상차림 했습니다. 반찬은 모두 사다가 먹는 것이라 제가 준비한 것은 아니지만 어찌 되었든 차려 놓고 보니 모양은 그럴듯하게 구색은 갖춘 보쌈요리로 보입니다. 옆에 소주만 한 병 있으면 딱 한국에서 먹는 보쌈 수육인데 금주하고 있으니 삼겹 수육으로만 오늘 점심은 맛있게 먹었습니다.
처음에는 라면과 3분 카레로 대충 끼니를 때우다가 파견이 장기화되면서 제대로 된 식사를 해야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그렇게 저는 강제로(?) 요리의 세계로 들어와 버렸습니다. 2년 가까이 이곳 호주에서 혼자 원룸 생활을 하면서 김치찌개, 된장찌개, 비빔국수, 잔치 국수, 수육, 해산물 찌개, 미역국, 각 종 부침개 류 등 할 수 있는 요리가 하나씩 늘어납니다. 아내가 이 얘기를 듣고는 무척 좋아하더군요. 한국 복귀하면 가끔 요리를 해야 할지 않을까 생각이 드는 것은 정상이겠죠?
파견 나와있는 이 기회에서 이것저것 여러 가지 요리 다 시도해 보고 잘하는 요리 세, 네 가지는 주 무기로 장착하고 한 번씩 가족들을 위해서 서비스하는 아빠가 되어야겠습니다. 이상 호주 캔버라에서 한국 그리워하며 꾸준곰탱이 올립니다. 남은 주말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