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꾸준곰탱입니다.
오늘은 2024년 12월 18일 수요일이고 금주 시작하고 190일째 되는 날입니다. 2024년이 저물어 갑니다. 10여 일 정도 남았는데요. 저는 조금 서둘러 2024년을 정리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올해 가장 잘한 일이 뭔가를 아무리 곱씹어봐도 금주를 시작한 것을 이길만한 성취항목이 없네요.
6개월을 술 마시지 않고 오롯이 제 자신에게 맑은 정신으로 시간을 투자하고 신경 쓰면서 많은 좋은 점들을 알게 됐습니다. 금주하면서 건강도 좋아지고 특히 수면에 대한 질이 높아지면서 선순환 효과로 낮에 오랜 시간 집중할 수 있게 되었고 결국 제한된 시간 안에 할 일을 빨리 처리할 수 있으니 이후 제 자신에게 투자할 수 있는 시간이 더 생기게 됩니다. 그래서 금주를 시작할 수 있도록 그 시작을 만들어 주신 선배님께 감사드립니다.
그런데 후유증도 있어요. 단기적으로는 불면증, 두통 이런 증상도 있지만 6개월 이상 길게 보면 술 안 마시면 생기게 되는 허한 마음 다르게 표현하면 공백감이라고 해야 할까요. 그런 텅 빈 허함이 있는데 그 때문에 빈자리를 음식으로 채우기 시작했습니다. 주로 맛있는 요리와 초콜릿 그리고 초콜릿 아이스크림이었습니다.
결과는 6개월 만에 5kg이나 체중이 늘었고 어제저녁에 샤워를 한 후 거울을 보면서 완벽한 D라인의 내 모습에 감탄(?)을 하고 의자에 앉을 때 다리 꼬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이제는 더 이상 맛있는 음식만 추구하는 상태로 더 갈 수 없음을 깨닫게 됐습니다. 그래서 오늘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일일 2식을 결심하고 실천하고 있습니다.
사실 오늘은 제가 책임자로 있는 프로젝트의 테스트가 있는 날이라 점심을 사 먹으러 외출을 할 수 없어서 근처 도미토 피자에서 주문을 해서 먹었습니다. 함께 일하는 호주인 친구가 키도 크지만 대식가입니다. 자기와 동일한 식사 분량으로 주문을 해서 피자 대 한 판, 통마늘 빵 하나, 치킨 튀김까지 먹게 됐네요. 다 먹고 나니 저녁을 먹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저 절도 나더군요. 암튼 맛은 정말 좋더군요. 호주에서는 도미토 피자가 대세입니다.
제 성격상 한 번 시작하면 꾸준하게 하는 타입이라 일일 2식 다이어트도 잘 실천할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만 술을 아마 신 후 당기는 달달한 음식 맛보는 재미에 푹 파진 저로서는 아쉬움이 많습니다. 저녁에 냉장고를 다섯 번 이상은 열어본 것 같습니다. 혹시 간식으로 간단하게라도 먹을 게 없나 싶어서요.
지금은 포스팅할 글을 쓰면서 공복에 허브차를 한 잔 마시고 있습니다. 공복인데 점심을 많이 먹어서 배고프지는 않습니다. Tea는 호주에서 유명한 T2 아시죠? 그중에 저는 오렌지 생강차와 Sweetest Dreams라는 허브티를 좋아합니다. 한 모금 입으로 가져갈 때마다 그윽한 향이 코끝에 진동을 합니다. 정신도 맑아지는 것 같아서 즐겨 마시는데 오늘은 저녁에 마시니 한 층 운치가 있네요.
티백 1개 우려냈는데, 책상에 앉아서 찻잔 옆에 두면 향기가 주변에 진동을 합니다. 오늘 테스트하느라 조금 지쳐 있었고 결과까지 정리해서 한국 보내고 나니 현지 시간 8시 가까이 되어 버려서 허브차로 한 잔 내려놓고 이렇게 있으니 피로한 마음이 필터로 걸러지는 느낌이 듭니다. 이제 남은 차 마저 마시면서 쉬어야겠습니다. 여러분들도 오늘 하루 정말 애쓰셨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