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꾸준곰탱입니다.
좋아하던 선배님을 간암으로 떠나보내고 시작한 단주가 10일 차에 접어들었습니다. 제가 파견근무를 하다 보니 현지에서 생각하지 못한 일들이 많이 생기고 그로 인해 주변 동료들과 갈등 그리고 목표한 약속 일정을 지키지 못하니 협력업체와도 다투기도 합니다.
오늘 생각지 못한 문제가 발생했는데 생각보다 심각한 문제라서 크게 해결해야 할 방향성 정도 정립하고 퇴근을 하려는데 친한 후배가 술 한잔 하자고 합니다. 그 친구도 파견이라 적적하게 지내고 오늘 발생한 문제로 스트레스 많이 받아서 그런지 오늘 술자리는 피하지를 못했습니다.
저녁은 이곳 캔버라에서 꽤 유명한 한식당인 The Tasty Hill에서 약간 격식을 차려서 후배와 저녁을 같이 먹었습니다. 식사장소로 오기 전에 여러 차례 생각해 봤습니다. 금주를 멈추고 술 한잔해야 할 타이밍인데 어떻게 하나? 그래도 이제 단주를 하기로 결정했고 10일 차인데 여기서 멈추기에는 아깝다는 생각이 겹쳐 한참을 고민했습니다. 그리고 식당에서는 그 후배에게 양해 구하고 오늘은 술 대신 스프라이트 마시겠다고 했습니다.
단 둘인데 한 명은 소주 2병 마시고 또 한명은 스프라이트와 스파클링 워터로 함께 식사하는 모습이 어울려 보이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어색함 조금도 없이 2시간 반 식사를 마치고 그동안 고생한 무용담과 수다도 좀 떨었습니다. 물론 나 자신에게 약속한 술 안 마시기도 지켰습니다.
술자리에 어울리는 생고기집에서 동료는 반술 되어 취해있는데 오히려 술 마시지 않은 내 모습에 흠칫 놀라서 다시 마음을 가다듬과 식사자리 끝까지 술 한 모금 마시지 않고 모임을 끝냈습니다. 오늘은 제 자신이 무척 대견하고 고맙습니다. 이제부터다 생각하고 금주 약속은 꼭 계속해서 지켜나가고자 합니다.
감사합니다. 꾸준곰탱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