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꾸준곰탱입니다.
제목처럼 오늘이 금주 시작한 지 38일째 되는 날이고 금요일인데 새로 파견온 직원 환영회식을 했습니다. 모인 분들이 다 술을 많이 즐겨 드시는 분들이 아니라서 다들 식사하며 얘기를 많이 나누는 자리였습니다. 그래도 회식은 회식인지라 1시간 정도 지나니 술기운이 약간 오른 분이 얘기를 주도하며 재미있게 자리를 이끌고 있습니다.
오늘 회식의 문제는 제가 얘기를 주도하는 그분 바로 옆자리에 앉았는데 얘기를 하실 때마다 술 냄새가 강하게 저를 자극하곤 했습니다. 아주 힘든 자리는 아니었지만 회식하는 동안 술에 대한 갈망을 참아내며 스프라이트로 허기짐을 달래듯 맥주 마실 때 목 넘김을 간접적으로 느껴봅니다. 오늘도 음주 유혹을 잘 참았고 그렇게 2시간 동안 술 마시는 사람들 틈에서 잘 이겨냈습니다. 제 자신이 장하고 기특합니다.
이번 주말이 6번째 단주하며 보내는 주말이고 이전처럼 일도 조금 하고 책은 많이 읽고, 많이 걷고, 맛있는 요리를 해 먹으려 합니다. 이번 주는 제 자신에게 상으로 요리를 하나 만들어 대접하고 싶습니다. 그동안 애 많이 썼으니 그 정도 호사를 누려야죠. 내일은 오전에 출근했다고 급한 업무보고 콜스(Coles)에서 최고로 맛있는 요리를 할 수 있는 식재료를 사다가 맛있는 요리를 만들어 먹을 겁니다.
단주 후 그동안 네 차례 회식이 있었습니다. 10년 정도 전 과거와 현재의 회식이 차이가 많이 납니다. 이전 회식은 술을 많이 권하는 그런 자리였습니다. 술을 안 마시려 해도 상사가 억지로 먹이는 경우도 많았고 그렇게 과하게 받아낸 술로 인해 다음날 숙취로 무척 힘들어했던 기억이 많습니다. 지금은 무엇보다 억지로 술을 권하는 문화는 많이 개선되었고 술을 안 마신다고 말하면 대부분 한 두 번 정도 권하다가 더 이상 음주를 권하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전에는 술을 잘 마셔야 일도 잘하는 진짜 사나이, 상남자 유능한 직원이었으나 지금은 그렇게 사람을 분류하는 문화는 점점 사라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여전히 90년대, 2000년대 초 음주 문화를 고수하는 후진적인 음주 문화를 가진 조직도 있습니다.
제가 몸 담은 회사도 느리기는 하지만 그래도 지금의 회식자리와 음주 문화는 예전과는 확연히 다르고 개인의 의사(NO 알코올)를 존중하는 그런 곳이라 다행스럽습니다. 안 마신다고 하면 더는 권하지 않는 문화이기 때문에 한국에 복귀해서도 이 단주 목표는 계속 흔들림 없이 지켜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향후도 누가 뭐라 하든 1) 일희일비하지 말고, 2) 이렇게 어려운 일 하는데 누군가 알아주지 않는다고 속상해하지 말고, 3) 많이 자고, 4) 맛있는 음식 음미하면서, 5) 많이 걷고, 6) 항상 감사하며 살아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즐거운 금요일 밤 보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