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꾸준곰탱입니다.
술을 마시지 않은지 116일째입니다. 오늘은 토요일이고 이제는 금주한 이후 몇 번째 주말인지 잊어 먹었습니다. 그만큼 단주가 평소의 일상이라 그런지 이제 주말이 되어도 별로 감흥은 없습니다. 오늘은 한국 식자재를 파는 마트에 방문해 다음 주 일주일치 일용할 양식을 마련하고 왔습니다. 무엇보다 식자재로 가득해진 냉장고와 식량창고를 보면서 마음이 든든합니다. 가격에 크게 상관하지 않고 여유롭게 먹고 싶은 식자재들 구입해서 조리해 먹을 수 있어서 참 감사합니다.
지금도 저녁에 가끔 유튜브에 올려진 '간 건강' 또는 '알코올 의존증' 관련된 동영상을 시청하면서 단주한 이후 116일이 지난 오늘 아무리 생각해도 술을 마시지 않기로 결정하고 실천에 옮기고 있는 것이 정말 잘한 행동이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앞으로 내가 계속 술을 마실 경우 인생을 마무리할 즈음에 틀림없이 술에 대한 후회를 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100번을 거듭 생각해도 지금 아주 잘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3년 전 요맘때 즈음으로 기억됩니다. 10월 호주에 첫 파견근무를 시작했습니다. 환경도 낯설고 기후도 정반대인 퀸즈랜드 Queensland에서 오지 현장에서 근무를 했었는데요. 그때도 지금과 비슷하게 프로젝트가 지연되어 마음의 부담을 매우 많이 앉고 어떻게 하든 일정을 단축해 보려고 애쓰던 기억이 있습니다. 함께 시운전하던 호주인 동료들과 일 마친 후 거의 저녁을 함께 먹으며 맥주로 하루를 마감하던 루틴이 있었습니다. 서로가 스트레스 해소를 저녁 식사를 겸한 술자리에서 위로하고 토론하기도 하면서 보냈습니다.
3년이 지난 지금 저는 다른 프로젝트로 캔버라에서 비슷한 환경에 노출되어 있으나 달라진 점은 술을 전혀 마시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예전에는 일 마치고 동료들과 술 한잔해 줘야 일로 인한 갈등도 풀어내고 문제점 해결의 실마리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술 없이 맑은 정신에 스트레스를 건전하게 풀어나가는 것 또한 매우 건강한 삶의 루틴임을 알게 됐습니다. 이제 프로젝트가 거의 마감되어 가는데요. 몸도 마음도 건강하게 본국으로 복귀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제 4단계 목표인 120일 단주까지 4일 남았습니다. 흐트러지지 않고 꼭 4단계 목표 달성하고 그다음단계로 금주기간을 이어가려 합니다. 여러분도 응원해 주실 거죠?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