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꾸준곰탱입니다.
오늘은 술 안 마신 지 143일째 되는 날입니다. 휴가를 마치고 내일 호주 파견지로 복귀해야 하기 때문에 마음이 조금 싱숭생숭합니다. 오늘 아내의 생일이라 아침에 큰애가 준비한 미역국으로 생일 식사를 마치고 아내와 큰딸을 태우고 속초로 향했습니다.
저는 바다를 무척 좋아합니다. 호주로 출국하기 전에 한국에서 바다를 보고 싶어서 집에서 가까운 시화방조제를 방문해 낚시도 조금 하고 파견지로 복귀할까 생각했었는데 가급적 가족 모두 가고 싶은 장소를 선택해 소중한 시간을 함께 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딸아이가 제안한 동해 바다 당일 여행을 생각하게 되었고 오늘 아침 낚시 도구 챙겨서 속초 대포항으로 향했습니다.
휴게소에 방문해 커피 한 잔 하고 오후 1시를 조금 넘겨 대포항에 도착했습니다. 보통 혼자서 동해로 낚시를 가는 경우 아침 일찍 출발해 오전 10시경 동해에 도착하면 하루 종일 낚시하고 식사도 간편식으로 그 장소에서 조리해 먹으면서 하루를 온전히 스트레스를 내려놓는 것에 전념합니다. 낚싯대를 먼바다로 캐스팅해 놓고, 파도소리 들으며, 바다내음 밭으며 물멍 때리기도 하면서 하루를 보내고 속초 맛집에서 저녁을 먹고 집으로 돌아오는 저만의 당일치기 낚시 여행이자 스트레스 해소 프로그램입니다.
오늘 낚시 여행은 아내와 딸과 함께 했고 군에 있는 아들은 사진과 동영상으로 실시간 공유를 해줬습니다. 나 혼자였다면 낚시에 몰입했겠지만 오늘은 그냥 가볍게 즐길 정도로 2시간 남짓 짧은 시간 낚시를 하고 그 사이 아이와 아내는 대포항 외항을 구경하면서 진정한 동해 바다를 만끽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물론 낚싯대 던져 놓고 과자와 음료수 먹으면서 서로 얘기도 많이 나누었습니다. 짧은 순간이었지만 제가 좋아하는 바다를 보면서 낚시도 하고 가족들과 함께 시간도 보낼 수 있다는 것이 바로 행복이지 싶었습니다.
호주도 바다가 있고 깨끗하고 청정지역임을 자랑하는 많은 유명한 비치가 있습니다. 많은 곳은 아니지만 몇 군데 방문해 보았고 호주의 그 화려한 바다보다는 저는 한국의 동해바다가 더 좋더군요. 짠 바다 내음과 산을 배경으로 한 수채화 같은 느낌의 한국 바다가 저는 훨씬 자연스럽고 마음에 듭니다. 저녁은 대포항을 바라보는 횟집에서 대게와 회세트로 푸짐하게 먹고 오늘 일정을 마무리하고 집으로 돌아왔고 늦은 시간 이렇게 파견 복귀전 하루 일과를 간략히 포스팅해 봅니다.
그리고 참! 오늘까지 저는 한국에서 휴가기간 14일 동안 단 한 잔의 술도 마시지 않았고 이제 무사히(?) 호주로 복귀하게 됐습니다. 금주 약속을 지킨 제 자신이 무척 자랑스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