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꾸준곰탱입니다.
파견 온 후로 좀처럼 3만보를 넘기기 쉽지 않습니다. 어제는 캔버라에 비가 많이 왔습니다. 퇴근하고 걸으려고 하니 장대 같은 비가 계속 쏟아집니다. 조금 기다려 보았는데 내리다 그치다를 반복하니까 결국 집안 실내에서 걸었습니다. 누가 보면 걸음수 채우려고 유난 떤다고 하겠습니다.
제가 지금 거주하고 있는 아파트는 길쭉하게 방과 통로 주방과 거실로 이어지는 일자형 구조의 아파트입니다. 호텔방처럼 너무 좁거나 답답하지 않은 구조이고 걸을 만한 형태의 스튜디오입니다. 그래서 조금 두꺼운 양말에 러닝화 신고 거실과 방을 계속 오가며 걸었습니다.
한강이나 이곳 캔버라의 벌리 그리핀 호수 주변을 걸으면 주변의 아름다운 풍경에 압도되어 지루하거나 심심하지는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집에서 걸으면 또 다른 이점이 있더군요. 저는 지금 듣고 있는 오디오북을 열어 책 내용을 들으면서 집 안에서 왔다 갔다를 반복했습니다. 그러서인지 별로 지루하지 않았고 오히려 좋았습니다.
요즘 보는 책은 김혜남 선생님의 '만일 내가 인생을 다시 산다면' 아라는 도서이고, 선생님은 30년을 넘게 정신과 의사로 활동하셨고 심지어 파킨슨병이 걸린 후 22년 동안 힘겨운 상황을 이겨내면서 아픈 시간 사이의 조금 덜 아픈 시간에 준비하여 책을 10권이나 출간한 이 시대 진정한 슈퍼우먼입니다. 그래서인지 걸으면서도 책 내용에 의미 하나하나 와 닫는 사례들이 많아서 독서도 하며 재미있게 걸었습니다. 오디오북 들으며 제 인생도 잠깐식 되짚어 보며 22,700보 걸었네요.
오늘은 저녁 루틴을 체화하기 위해 퇴근하자마자 저녁 식사를 바로 하고 호수로 나갔습니다. 일전에 캔버라 저녁 루틴 포스팅 글에서 말씀드린 코스로 돌아왔고 딱 2시간을 걷고 집으로 왔습니다. 날씨가 제법 쌀쌀하고 이제 곧 겨울이 올 것 같은 분위기입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저 멀리 에인슬리산에 걸쳐진 무지개가 너무 아름다워 사진에 담았습니다. 언제나 말씀드리듯 사진보다 실물이 훨씬 아름답습니다. 한국에서는 무지개를 볼 수 있는 때가 거의 없는데 이곳 호주는 빈번한 것 같습니다.
오늘은 비 오는 날 심심하지 않게 집에서 걷는 방법에 대해 제가 실천하고 있는 방법을 공유해 드렸습니다. 아직 이곳에서 3만보의 루틴은 멀고 빨리 루틴을 만들어야겠습니다.
끝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해요. 남은 하루 즐겁고 행복하게 보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