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웹마스터 도구> <구글 서치 콘솔> [단주 241] 나물 비빔밥 그리고 탕국 한 그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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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주 241] 나물 비빔밥 그리고 탕국 한 그릇

안녕하세요. 꾸준곰탱입니다.

오늘은 2025년 2월 7일 금요일입니다. 벌써 2월이고 중순을 향해 치닫고 있네요. 귀국 후 요즘 게을러져서 아침에 7시 30분까지 푹 자고 일어나서 한강을 다녀오고 걷기 2만 보를 넘긴 후에 아침 겸 점심식사를 하는 것을 루틴으로 아주 느슨해진 삶을 살고 있습니다. 2년간 파견으로 고생한 저에게 주는 휴식시간입니다.

서울집이 오래되다 보니 도어록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아서 어제 새벽 쿠팡에 급하게 게이트맨 도어록을 구입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새벽이 내린 눈 때문이기도 하고 도어록 설치 서비스 기사님이 아침에 도어록 설치를 해주신다는 연락을 받고 한강 걷기는  내일 조금 더 하기로 마음먹고 집에서 가족들 모두와 Tea Time을 가지면서 하루를 보람 있게 보냈습니다.

올해 들어 호주 파견근무 마치고  한국으로 귀국 시기는 구정 설연휴가 시작되는 시점에 하기로 했는데 성능시험  일정이  어쩌다 보니 연기되어 설날 연휴가 있던 주말 일요일에 귀국하게 되었습니다. 호주에서 일을 하며 혼자 구정을 보내면서 다른 것들은 아쉽지  않았는데 명절에 아내가 만들어 주는 나물 비빔밥이 무척 먹고 싶었습니다.  어릴 때부터 차례 지내러 다니던 큰집 작은 집에서 항상 무나물, 콩나물, 고사리에 시금치나물 대처서 만든 각종 나물에 방 한 공기 넣어주고 고추장과 참기름 한 숟가락 덤북 넣어주고 비벼서 탕국과 함께 먹으면 그렇게 행복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아내에게 얘기했더니 금방 각종 나물로 만든 비빔밥과 탕국 그리고 새로 버무린 겉절이 김치를 준비해 주더군요. 큰애가 주문해 준 떡볶이까지 조합하니 부족함이 없는 행복한 추억 가득한 밥상이 되었습니다. 밥 먹으면서 오랜만에 행복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아이들이 왜 자꾸 웃냐고 물어 보더군요. 그래도 저는 미소로만 답변을 전했고 아마도 제가 얼마나 가슴 따뜻한 행복감으로 가족들과 식사를 하고 있는지는 아무도 모를 것입니다. 밥 먹으면 안전한 귀국과 때 맞춘 아들의 군대 휴가와 우리 네 식구 모두 모인 집에서의 식사자리 참으로 감사하다고 마음속으로 생각했습니다.  

호주에서는 비빔밥이 먹고 싶을 때 Coles에서 야채샐러드를 사서 가위로 잘게 자르고 고추장과 참기름 그리고 통참깨를 넣어서 계란 프라이 하나 올리고 비벼서 먹곤 했습니다. 비빔밥 할 때마다 한국 느낌이 없어서 그냥 샐러드 고추장 비빔밥 정도되는 요리를 만들어 먹었던 것 같습니다. 대한항공 귀국 편 기내식으로 비빔밥을 먹긴 했지만 명절날 아침에 먹던 나물 비빔밥의 끝자락도 맛을 내지 못하는 아쉬움에 결국 아내에게 나물비빔밥 먹고 싶다고 부탁해 오늘 맛있게 먹었습니다. 오늘 맛보았던 그 맛은 아마도 그냥  비빔밥이 아니라 내 사랑하는 아내와 어머니의 손맛이었던 것입니다.

오늘 또 한 번 느끼지만 인간도 역시 동물입니다. 등 따습고 배 부르면 행복합니다. 모두 다는 아니겠지만 저는 참 행복하더군요. 맛있는 요리의 위력이겠지요. 귀국 후 처음으로 호주 직원과 통화를 하면서 가족들과 보내는 시간에 대한 중요성과 그 의미에 대해 잠깐 얘기를 나눴습니다. 새삼 옆에 있는 내 가족들이 고맙고 소중하게 느껴지는 금요일 밤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