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꾸준곰탱입니다.
이곳 캔버라로 파견 온 지 딱 1개월째 되는 날입니다. 한국에서 혼자 파견 나와 있고 주변에 호주인들 밖에 없어서 하루 온종일 영어만 사용합니다. 덕분에 한 달 사이 영어가 엄청 늘었다는 느낌이 있습니다. 오늘 비자 대행해 주는 호주 현지 법무법인에 전화를 걸어 비용을 카드 결제했는데요. 5분 정도 통화하며 이것저것 설명하고 Invoice 번호 카드정보와 제 이메일 수신처 등을 알려주고 전화를 끊으면서 아! 정말 많이 늘었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왜냐면 우선 전화를 하는데 두려움이 없어졌고 잘 안 들리면 다시 얘기해 달라고 하는데 거리낌이 없어졌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한 가지 터득한 노하우는 원어민 수준의 영어를 구사하는 척할 필요 없이 천천히 또박또박 얘기하면 상대편도 말을 빨리하다가 저를 따라서 천천히 또박 또박 발음해 주기 때문에 지금은 한 음절씩 잘라서 회의 때 얘기 할 때도 많이 있습니다. 그래도 슬랭을 많이 구사하거나 사투리가 심한 사람들과의 대화는 참 힘이 듭니다. 1시간 정도 집중해서 이해하려고 애쓰며 회의를 하고 나면 많이 피곤하고 2시간 이상 회의를 하면 거의 녹초가 됩니다.
이곳에서 일하며 느끼는 호주 영어의 특징 중 하나는 호주인들은 줄여서 표현하는 것을 좋아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더 못 알아듣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예를 들면 'McDonald's'를 'Macca's'라고 하고 호주스러운과 같은 'Australian'이라는 표현을 'Aussie' 라고 합니다. 화요일과 오늘 말을 엄청 빨리하는 2명의 호주인과 회의를 했는데요. 화요일 회의한 호주인은 정리해서 한 줄로 표현되는 얘기를 2~3분 정도 쉬지 않고 에둘러 얘기합니다. 했던말 또하고 했던말 또다시 하고 하는데 잘 못알아 듣습니다. 말 끝에 제가 너 이렇게 얘기한 것 맞냐고 물어봅니다. 그러면 한 줄로 요약해 줍니다 쉽게 말이죠! 반면 오늘 회의한 호주인은 앞서 언급했던 친구와 비슷하게 빠른 속도로 얘기하는데 거의 안놓치고 알아 듣습니다. 이유를 곰곰히 생각해보니 그의 영어 표현이 직접적이고 아주 명확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내린 최근의 호주 영어에 대한 결론은 아무리 빨리 얘기해도 표현과 의견 전달이 직접적이고 명확하면 이해할 수 있고 그렇지 못한 경우 즉 애둘러 간접적으로 얘기하거나 고급지게 얘기하려고 애쓰되 타인이 이해하는데 별로 관심이 없는 사람이 표현하는 경우 알아듣는데 애 먹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우습게도 알아듣기 힘들게 영어를 구사하는 그 친구가 우리 회사 영업 책임자입니다.
중 2 때부터 좋아해서 인연 맺은 영어가 50대 중반인 지금까지도 나에게 든든한 힘이 되어주고 별것 없지만 나름 역량이라고 생각하는 분야로 남아 항상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회사에서 해외출장과 파견 기회도 많이 받았습니다.
지금은 조금 더 노력해서 1시간 정도 원어민 전문가들과 회의 때 제가 주도해서 회의를 이끌고 갈 수 있는 수준 정도의 역량을 가지면 좋겠다는 희망이 있습니다.
지금도 영어 공부에 매진하는 구독자님들 파이팅입니다. 여러분들의 미래를 꾸준곰탱은 항상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