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에 올해는 1년간 일일 평균 3만 걸음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부푼 기대 안고 알차게 보내고 있습니다. 다만 언제나 그렇듯 내가 예상하지 못한 예외적인 일상의 일이 항상 생깁니다.
오늘은 경남 김해에서 반가운 친구네 가족이 서울을 방문했습니다. 서울에 온다고 미리 연락을 주지는 않고 오후 갑작스러운 친구전화에 혹시 친구 어머님께 무슨 일이 있으신 건 아닌지 놀라면서 전화를 받았습니다. 다행히 연년생인 딸 둘이 서울로 대학 진학을 하게 되어 숙소를 구하고 나서 내게 연락했더군요. 나의 해외 파견 근무로 거의 1년을 넘게 보지 못한 30년 지기 친구라 얼마나 반갑던지 잠깐 놀라기는 했지만 그 전화 한 통이 참 고마웠습니다.
제 친구는 고등학교 때 탈춤 무형문화제 전통 동아리를 이끄는 리더였고, 친구들 어려울 때 힘이 되어주고, 항상 손해 보면서도 밝고 세상에 따뜻함이 있다는 느낌을 전해주는 순둥순둥 참으로 선한 친구입니다. 착한 성격 때문에 직장생활에서 손해도 많이 보고 언제든 자신이 먼저 양보하는 편에 있었고 지금도 때 묻지 않은 그 친구에게서는 착하고 선한 향기가 물씬 납니다.
오랜만에 만나서 3시간 반을 술 없이 수다를 떨었습니다. 이제는 대화의 중심이 안타갑게 교통사고로 딸을 잃은 친구, 어린아이들 셋을 남겨두고 급성 백혈병으로 세상을 떠난 후배 그리고 회사에서 일어난 에피소드와 아픈 몸 이곳저곳 고장 나서 고치면서 살고 있는 우리들이 사는 이야기였습니다. 그리고 빠질 수 없는 은퇴와 관련된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친구와 담소를 나누면서 얼마전 SNS에서 읽은 글 중에 응급실에 근무하는 의사 선생님의 이야기가 떠올랐습니다. 수첩에 메모해 두었는데 바로 '죽음은 먼 얘기 같지만 사실 가까이 있다. 종이 한 장 차이이다. 지금 할 수 있는 건 지금 다하자'라는 내용입니다. 다가오는 주말은 울 엄마 찾아뵈러 고향 가야겠네요.
오늘은 갑작스런 친구와 그 가족들과의 만남으로 행복한 하루가 됐습니다. ^^ 기분 좋네요.
내 친구와 그 가족들 그리고 블로그 방문해서 지금 이 글을 읽어주신 여러분들 모두를 응원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