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꾸준곰탱입니다.
금주를 시작한 지 100일이 됐습니다. 세 자리 숫자까지 그렇게 오래 걸리지는 않았습니다만 언제나 그렇듯 유혹은 항상 주윙 도사리고 있습니다. 오늘은 파견지에서 그동안 함께 일했던 선배님이 다음 주 한국으로 복귀하기에 저녁 식사를 함께 했습니다. 환송회 겸 식사 자리였고 호주인 친구도 1명 함께 합류했습니다.
최근 들어서 처음으로 술이 생각이 났습니다. 음주 생각이 나면서 오늘 잘 못하면 술 마실 수도 있겠다고 생각이 들더군요. 호주인 친구가 자기가 자주 가는 한국 식당이 있다고 맛있는 곳 소개해 준다고 해서 예약을 부탁했는데, 캔버라에 있는 소나무라는 한식당이었습니다. 정말 고맙게도 술을 팔지 않는 한국인이 운영하는 식당이었습니다. 그래서 오늘 3명이 모여서 술 없이 음식만 잔뜩 주문해서 배 터지도록 먹으면서 환송식사를 했습니다. 정말 식사만 했습니다.
한 동안 프로젝트의 법정 테스트가 답보 상태라 조금 답답하기도 했는데 오늘 이런저런 얘기하면서 영어로 수다도 떨고 재미있게 보냈습니다. 한국으로 복귀하시는 선배님은 1년 넘게 함께 고생했는데 프로젝트가 마무리되는 것을 보고 복귀하시면 좋은데 아직 좀 미흡한 부분이 남아있어서 못내 아쉬워하며 복귀하시게 됐습니다.
이제 한 달 반 남짓이면 파견지에서의 모든 업무가 종료됩니다. 철수 계획에 따라 앞서 선배님이 먼저 복귀를 하고 이후 프로젝트 성능시험 그리고 발주처와 마무리 협상까지 고려해서 제가 종료 시까지 현지에 남아 Closing Out 하는 것으로 계획을 했습니다.
항상 그렇듯 먼 타지에 파견을 나와 함께 일하던 동료들이 하나 둘 떠나고 최종적으로 나 혼자 남아 2 ~ 3개월 보내야 할 때가 참 외롭고 자기와의 싸움이 시작되는 순간이고 흐트러지지 않기 위해 과거에는 무던히도 노력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지금은 술을 마시지 않기 때문에 심적으로 조금 더 안정된 상태 속에서 일을 마무리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오늘은 그동안 도와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로 마무리하며, 100일간의 단주를 성취한 제 자신에게 대견함과 칭찬을 담아 행운의 메시지를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