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꾸준곰탱입니다.
오늘은 2024년 12월 28일 토요일이고, 저는 호주 캔버라에서 파견근무를 하고 있는 '꾸탱(꾸준곰탱)'입니다. 제가 드디어 올해 제일 잘한 일로 생각하는 금주 200일을 달성했습니다. 제게는 무척 의미 있고 가치 있는 Milestone이고 그동안 많은 유혹이 있었지만 잘 참고 지혜롭게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 한국인 동료들과 함께 근무하고 있는 호주 직원들에게 감사합니다.
지난 6월부터 시작된 금주는 제게 특별한 의미였습니다. 이유는 술을 못 마시던 시절에 소주 2잔 마시고 토하던 때가 있었고
사회 생활하면서 술은 좀 마실줄 알아야 하는데 체질적으로 소주 한 잔에도 얼굴이 빨갛게 변하고 요즘 말고 '알쓰'였던 제가 사회 초년생이었던 때 술을 잘 마시려고 여러 가지 방법을 사용하며 주량을 늘여 갔습니다. 그렇게 소주 한 잔이 두 잔이 되고 반 병으로 조금씩 술을 버티며 마시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하는 게 선배님과 어울리고 사회생활을 잘하는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20대 말 미국 파견 근무를 하면서 일을 마치고 맥주를 마시며 하루를 마감하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물론 당시 존경하던 선배님과 함께 매일 업무를 복기하면서 수다도 좀 떨고 맥주로 개운하게 하루를 끝내는 그런 루틴이었습니다. 맥주 가격도 매우 저렴해 더 많이 마셨던 것 같습니다. 이듬해 또 프랑스 파리로 파견 근무를 가게 됐는데 역시 선배님 한 분과 하루를 마치며 맥주 또는 레드 와인으로 하루를 마감하는 루틴으로 생활을 했습니다.
그렇게 한국으로 복귀해 일을 하면서도 항상 집에서 하루를 맥주로 마무리하는 습관이 생겼고 처음에는 작은 캔 1 ~ 2개 정도 마시는 양이 많지 않아서 그냥 시원한 맥주 한두 잔으로 하루를 끝낸다. "이게 보람이지 뭐!" 하는 생각으로 마셨고 습관이 계속되다 보니 맥주도 조금씩 주량을 늘어 갔습니다.
30대 중반부터 회사일이 바빠졌습니다. 우리 업계가 호황이 되어 인력도 부족한데 일할 사람 충원이 안되어 회사일을 집에 와서도 해야 하는 경우가 많이 생겼습니다. 그때 맥주 마시는 습관이 좀 도움이 됐습니다. 우습지만 예전에 농부들과 막일하시는 분들이 술심(술힘)으로 일한다고 하셨지 않습니까? 저는 그게 사실이라고 생각합니다. 회사일이 너무 많아서 일부를 들고 집에 와서 서재방에서 추가로 잔업을 했습니다. 그때 유일하게 버팀목이 되어 준 것이 일하며 마시던 캔 맥주입니다. 저는 그때 정말로 술심으로 일했습니다. 가끔이지만 일하기 싫을 때도 맥주 마신다는 생각에 일을 억지로라도 해내던 그런 시절을 보냈습니다.
그렇게 맥주 마시는 습관은 일상으로 자리 잡았고 아주 많이 마시지는 않으니 집에서는 잔소리를 그렇게 많이 하지는 않았어요. 또 일정 기간은 제가 술을 참을 수 있는지 시험 삼아 2주씩 또는 한 달씩 술을 안 마셔 보기도 했습니다. 음주를 멈추는 것이 무척 어렵더군요. 직장에서는 또 술 마시는 환경에 너무 쉽게 노출됐습니다. 모셨던 팀장님들 대부분이 술을 좋아하시는 분들이었고 그 위 임원분들도 예외 없이 술고래셨습니다. 그러니 술자리에 참여하는 건 너무 쉬운 일이었고 음주를 하기 위한 핑계는 1,000가지는 만들어 낼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오랜 기간 음주와 드물게 금주를 반복하면서 살았고 2023년에 호주 캔버라도 파견을 오게 됐습니다. 제 스스로에게 변화를 주기 위한 시도를 했고 그렇게 2023년 중반부터 주중에는 음주를 하지 않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호주는 와인이 무척 유명하고 가격도 적정하지만 맛도 뛰어납니다. 그래서 저는 주말이 되면 참고 기다려준 노력의 대가로 주로 와인을 즐겨 마셨습니다. 물론 회식이 있으면 주중에도 가끔 술을 마시기는 했습니다. 한국 BBQ가 비싸서 초대하는 자리는 소주나 폭탄주를 즐기러 갔습니다.
그렇게 간헐적 단주를 시작한 지 1년 정도 경과한 올해 6월 친하게 지내던 회사 선배 한 분이 간암을 발견하고 며칠 만에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었고 그 선배님이 내게 보내는 경고라고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무엇보다 이제 술을 계속 마신다면 인생을 후회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럼 후회 없는 삶을 위해 술을 이제 멈춰야겠다고 생각한 그날이 2024년의 금주 시작이었습니다.
'꾸탱'이가 술을 안마시계 된 배경을 좀 설명드렸는데 길어졌네요. 암튼 200일을 맞이한 지금은 살찐 거 외에는 매우 건강해졌다고 생각하고 있고, 이제 일일 2식과 이만 보 걷기로 원래의 제 체중을 회복하게 위해 다이어트에 중입니다. 성공할 것이라 자신하고 있고 결과는 사진으로 올려 드릴게요. 이상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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