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웹마스터 도구> <구글 서치 콘솔> 호주인, 미국인들의 체면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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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인, 미국인들의 체면 문화

안녕하세요. 꾸준곰탱입니다.

서양사람들 특히 저는 호주인, 미국인들과 함께 일하고 있기 때문에 그들이 체면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느낀 점을 얘기 나눠볼까 합니다. 동양 사람들 중국, 한국, 일본이 대표적이겠지만 다들 인지하고 계시다시피 다른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볼까에 대한 주제는 오래전부터 내려오는 얘기들에 한국에도 많습니다. 예를 들면 체면 깎기는 일이 있다면 "내가 동네 창피해서 얼굴을 들고 다닐 수 없다"와 같은 표현들이 있습니다. 그만큼 우리는 나 아닌 다른 사람이 나를 어떤 시각으로 보나에 정말 관심이 많습니다.

저는 캔버라에서 파견 생활을 하지만 주로 미국의 본사 직원들과 호주 지사 직원들과 함께 일하기 때문에 서양인이 생각하는 체면 문제 또한 아주 중요하게 다루어야 할 주제라고 생각합니다. 보통은 우리가 미국인들은 남들 시선 신경 안 쓰고 자유분방하게 자기 하고 싶은 대로 한다라고 알고 있으나 중산층 이상 교육받은 직원들의 경우 자신의 실수로 인해 "체면이 손상"되는 문제가 생긴다면 아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특히 고위직 직위로 올라갈수록 "체면 살리기 (Make face)"는 한국인만큼이나 조심스럽게 Care 해 줘야 하는 부분임을 알게 됐습니다.

그래서 이메일을 주고받을 때 참조 수신자에 누가 있는지 세심히 살펴보고 수신자의 상관이나 민감한 위치에서 그 사람의 승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저 같은 경우는 우선 감사와 진심 어린 칭찬으로 이메일 서두를 작성 합니다. 그리고 필요한 내용은 다 작성한 후에도 혹시 메일 수신 상대가 체면이 손상되거나 하는 내용이 없는지 꼼꼼히 살펴서 수정하고 설사 실수로 인해 문제 생긴 점을 지적하더라도 마음이 상하지 않도록 강도를 조금 낮춰서 내용을 작성하고 보내줍니다.

제가 겪은 사례로 2년 전에 자회사 CEO와 갈등이 있어서 그 CEO가 보내는 가시 가득한 이메일에 상처받고 그에 대한 답신을 보내며 그 CEO의 실수를 근거로 해서 그를 거의 바닥까지 끌어내리는 험한 이메일을 보내며 최대한 그 관련된 직원까지 참조 수신자에 포함하여 그의 "체면"을 시궁창에 던져 버리는 오류를 범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 후로  저는 그 사람과 원수처럼 1년을 보냈고 사사건건 제가 추진하는 일을 그 CEO가 방해하는 상황을 직면하게 됐고, 그때마다 저는 그를 본사 임원 참조 수신으로 넣고 이메일로 거짓이 많은 도덕성이 결여된 사람으로 공격했었습니다.

결론을 말씀드리면 그 뒤로도 서로 협력해도 일이 잘 될까 불확실한 상황에서 서로 헐뜯으며 1년을 보냈고 제 아까운 시간을 그 사람이 보내는 수없이 많은 공격적인 이메일 내용을 방어하는데 소비를 했습니다. 결국 그가 다른 문제로 회사를 사직하게 되면서 그 일은 끝이 났습니다만 제가 반성해야 할 부분은 그 CEO에게 비판받는 메일을 수신한다 하더라도 최대한 한 회사의 최고 수장에 대한 예의와 존중을 기본으로 그 사람의 "체면" 만큼은 챙겨줬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그렇게 접근했다면 그 뒤 1년은 훨씬 협력이 잘되는 시간이 이었을 것인데  그렇게 관계를 악화시킨 나 스스로 반성을 많이 하게 됐습니다.

위 사례가 있은 후부터는 미국이든 호주든 모든 소통은 무조건 "감사"로 시작해서 "체면"을 살려주는 말로 마무리하게 됐습니다. 그렇게 해서 계약관리자, 호주 지사장, 안전 책임자 엔지니어링 매니저 등 주요 인사들로부터 지지를 얻게 되었고 감사하게도 지금은 제가 무슨 일을 추진하든지 뒤에서 말없이 supporting 해주는 사람들이 정말 많아졌습니다.

종합하면 제가 배운 점은 미국인도 호주인도 자신의 체면이 걸린 문제에 대해서는 아주 민감하게 반응하고 한국 사람들처럼 상대편의 "체면 손상"에 관해서는 반드시 관계가 손상되지 않도록 소통에 주의하고 그들의 마음도 잘 챙겨서 후속 문제가 발생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